[감상] 떠돌이별을 보며 떠올린 인도 변호사 친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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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넷플릭스] 영화 ‘떠돌이별(Saiyaara)’ 후기를 읽으신 분들을 위한 감상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보며 불현듯 떠올린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영화를 보다 보니 7년간 연락을 주고받던 인도 변호사 친구가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녀를 찾아가는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더라고요. 정작 나는 한 번도 그녀를 직접 만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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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 두바이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눈 채팅들. 인도어 “사브 테라(모두 괜찮아?)”를 배우려던 순간들… 언젠가 한국에 놀러 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어요.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시간은 그렇게 흘렀습니다. 그녀가 추천해준 인도 영화들도 거의 다 봤었다는 기억이 났습니다.


결혼 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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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코로나가 지나가고, 몇 해 전 그녀는 인도의 유명한 남자와 결혼했어요. 결혼 후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항상 하늘거리는 인도옷에 머리도 두르는 히잡 같은 것을 입고 다녔는데, 결혼 후에는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다니더라고요. 아마 남편이 허락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여행도 많이 다니는 모습이 보였어요. 행복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생겼어요. 결혼 전 그 남자가 제 인스타그램을 들어온 것까지 알 수 있었거든요. 가부장적인 문화 때문에 친구에게 오해나 피해가 갈까봐, 저도 공자 마인드라 그런지 조심스럽게 연락을 줄이다가 관계를 끊었습니다. 서양 마인드로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그 사회에서 살아가는 그녀를 생각하면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변호사로서의 사명감

그리고 지금도 기억나는 건, 그녀의 직업 때문인지 인도 사회의 여성 문제가 나올 때면 스토리에 올리는 내용과 사진에서 굉장히 화가 난 모습이 느껴졌다는 거예요. 불합리함 속에서 촛불을 밝히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인도의 여성 인권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변호사가 되어 여성 인권을 위해 일하겠다던 라오스 법대생 친구의 모습도 떠올랐어요. 같은 아시아에서 만난 이들이 어떤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점점 더 실감하게 됩니다.


시간의 소중함

이제는 잊혀졌다가 인도 영화를 보면 이렇게 추억이 떠오릅니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에 무서워질 정도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언제든 누구든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 자체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됩니다.

벌써 3년을 연락하지 못했네요. 외국 친구들을 볼 때마다 바라는 건 하나입니다. 결혼했어도, 시간이 흘렀어도, 언젠가 한국에 오면 한 번은 보고 싶다는 것. 그리고 늘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


아름다운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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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그녀와 나눈 대화 내용을 찾아봤습니다. 그녀는 축제 때, 새해 때 항상 저에게 인도 신의 축복으로 좋은 말을 많이 해줬네요.

“모든 것이 잘 될 거야”,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의 인도 전통 인사말들을 건네주던 그녀. 그 마음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영화 속 슬픈 사랑이 비춰준 건 결국 이것입니다.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누군가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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