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멕시코 미초아칸의 산속으로 수백만 마리의 모나크 나비가 찾아온다. ‘엘 로사리오 나비 보호구역(El Rosario Butterfly Sanctuary)’은 이 경이로운 자연의 순례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다. 매년 북미에서 남하한 나비들은 멕시코의 상록 침엽수 숲을 찾는다. 붉은색과 주황색의 날개가 햇살 아래 반짝이며 숲을 가득 메우는 모습은, 마치 살아 있는 폭포수를 보는 듯하다.
모나크 나비가 선택한 겨울별장
모나크 나비는 사실상 거의 새처럼 이동한다. 일반적인 나비보다 수명이 길며, 미국과 캐나다에서부터 시작해 약 4,000km 이상을 날아 멕시코까지 도착한다. 이 특별한 세대는 ‘므두셀라 세대(Methuselah Generation)’라 불리며, 유일하게 수개월을 살아남아 먼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곳에서 그들은 따뜻한 기후와 일정한 고도, 그리고 울창한 가문비나무 숲이 제공하는 이상적인 환경에서 겨울을 보낸다.
가장 많은 나비를 볼 수 있는 시기는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 이 시기는 날씨와 환경적 요인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11월부터 4월까지 접근은 가능하다.
엘 로사리오에서의 체험은 어떤가?
엘 로사리오는 해발 약 3,000미터에 위치해 있으며, 등반이 필요한 구역이다. 완만한 언덕이지만 고지대이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하지만 정상에 도착하면 자신의 눈을 의심할 만큼의 나비 떼에 둘러싸이게 된다. 날개짓만으로 풍경을 회전시키는 듯한 이들의 군무는 굳이 사진을 남기지 않아도 기억에 각인될 만큼 강렬하다.
특히 오전 시간대가 가장 좋다. 비교적 조용하며 나비들이 나무에 모여 있을 확률도 높다. 날씨가 춥거나 햇빛이 약하면 나비는 군집 형태로 가지에 매달리며 체온을 유지하는데, 이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꼭 알아야 할 여행 팁
고산지대 특성상 두꺼운 외투보다 여러 겹의 레이어를 착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이킹 중에는 덥고 정상에서는 추울 수 있기 때문에 체온 조절이 중요하다. 중심 도시 멕시코시티 혹은 모렐리아에서 출발한다면 하루 이상 숙박 일정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은 여행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다.
이동 방법
출발지 | 교통수단 | 소요시간 | 팁 |
---|---|---|---|
멕시코시티 | 버스 → 택시 or 콤비 | 약 5~6시간 | Poniente 버스터미널에서 Angangueo행 버스 |
모렐리아 | 렌터카 / 투어 | 약 3시간 | 고산지 등산 전 적응을 위해 모렐리아에서 1박 추천 |
Angangueo → 엘 로사리오 | 콤비 or 택시 | 약 30분 | 왕복합의로 계약 시 더 저렴할 수 있음 |
입장료 및 기타 비용
항목 | 비용 (MXN) | USD 기준 (2024년) |
---|---|---|
입장료 (성인) | 100페소 | 약 $6 |
입장료 (어린이) | 70페소 | 약 $4.2 |
주차비 | 소액 금액 별도 | – |
정상까지 말 타기 | 180~200페소 | 약 $10 (단, 말은 중간까지만 가능) |
숙소 추천
- 앙안기오(Angangueo): ‘마법의 마을’로 불릴 만큼 매력적인 풍경과 소박한 로컬 식당이 매력적이다.
- 아구아 블랑카 호텔: 자연 휴양형 리조트 스타일로, 조용히 머물기 적합하다.
- 기타 주변 마을(‘Manzana’ 등): 접근성은 좋지만 숙소 선택지나 즐길 거리가 적다.
여행 팁 요약
- 오전 방문이 가장 한적하고 나비 관찰 확률이 높다.
- 고지 환경이므로 최소 하루 이상 머물면서 천천히 일정 잡기.
- 고산 등반 전, 멕시코시티나 모렐리아에서 체질 적응 권장.
- 사진보다는 영상 촬영이 인상 깊은 장면을 담기에 좋다.
나비 보호와 생태계 이야기
모나크 나비가 살아가는 환경에는 밀크위드(Milkweed)라는 식물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 식물은 나비의 독성을 유지하고 알을 낳는 데 사용되는데, 최근 몇십 년간 농업용 제초제가 이 식물의 개체 수를 크게 감소시키며 모나크 나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보호구역 내에서는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지속적인 재조림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불법 벌채로 훼손된 삼림지대에 수백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지면서 탄소 상쇄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모나크 나비에 대해 더 알아보기
- 학명: Danaus plexippus
- 나비의 주 먹이는 독성 식물인 밀크위드(Milkweed)
- 동부 북미의 나비는 멕시코로, 서부의 나비는 캘리포니아로 이주
- 여름에 태어난 모나크 나비는 몇 주만 살고 곧 번식하지만, 가을 세대는 이주를 시작하고 몇 개월을 산다
자연이 매년 보여주는 이 거대한 순례의 장면은, 단순한 ‘관광지 방문’을 넘어 지구 생태계의 작은 기적을 직접 마주하는 여정이다. 가능한 이른 시기에, 그리고 가능한 한 천천히 이 여정을 즐겨보기를 바란다.
모든 인생에, 이런 감동 한 번쯤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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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존중하고, 그 흐름에 조화를 이루는 여행만이 진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