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던 그 시절
어릴 적 나는 호기심이 참 많았다. 그 시절,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라는 잡지를 구독하면서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놀라곤 했다. HBR은 해외 석학들의 논문과 컬럼으로 가득한데, 그걸 읽으며 항상 생각했다. “이게 과연 한국에서도 통할까?”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재무 비리가 너무 흔했고, 특히 대기업 독식 현상도 심각했다. 돈병철 할아버지도 못 피해간다는 청탁 비리까지 겹치면서 뭔가 믿음이 잘 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호기심에 이끌려 HBR을 꾸준히 구독했다. 매년 열리는 정기 세미나도 꼬박꼬박 참석했다.
마이리얼트립과의 창업주 세미나
그 중 하나의 세미나에서 ‘마이리얼트립’이라는 여행 스타트업 창업주들이 나와 발표를 했었다. 당시에는 “여행 중계 서비스”라는 게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이랬다.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주말이나 휴일에 부업으로 현지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것.”
여행을 좋아하던 나로서는 이 아이디어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특히 한국인 특유의 감성으로 현지 맛집이나 관광지를 안내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추천 장소는 현지 가이드북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정보다.
시간이 흘러 ‘마이리얼트립’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궁금해 다시 들어가 봤다. 그런데 이게 웬걸, 완전 대형 여행사 사이트가 되어 있었다! 초창기에는 복잡한 메뉴와 상품들로 정신없었는데, 이제는 숙소부터 여행사 상품까지 다 갖춘 종합 여행 플랫폼이 된 것이다. 꾸준히 사업을 키우는 그 열정과 끈기에 정말 존경심이 절로 나왔다.
마이리얼트립 창업 비하인드 스토리
혹시 마이리얼트립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아는가?
초기 창업 멤버는 이동건 대표와 백민서 부대표다. 두 사람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05학번 동기로, 대학 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이동건 대표는 소셜펀딩 회사를 설립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여행 업계의 변화를 감지하고 2012년 2월, 해외 자유여행객과 현지 가이드를 연결하는 플랫폼인 마이리얼트립을 설립했다.
백민서 부대표는 대학 졸업 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프랑스의 한 회사에 입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동건 대표의 창업 소식을 듣고는 입사를 포기하고 한국에 남아 함께 마이리얼트립을 설립했다.
이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열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 동안 클룩, KKDAY로만 파트너 블로거의 리뷰를 했네.
한때 나는 네이버 블로그 리뷰어로 활동하면서 싱가포르의 ‘클룩(KLOOK)’, 대만의 ‘KKday’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여행 상품을 리뷰하러 다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이리얼트립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마 한국에서 시작한 서비스라 특별할 게 없을 거라는 편견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중국 여행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중국의 10대 대도시에 갔는데, 여행객이 하나도 없었다. 한국 사람들은 항상 가는 곳만 가는구나 싶었다. 특히 중국은 언어 장벽이 심하고, 구글 맵 같은 글로벌 교통 정보도 막혀 있어서 2000년대 초반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그때 나는 문득 생각했다. “중국 현지 가이드가 있으면 한국인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겠다.” 마침 현지 친구가 있었기에 여행이 너무 편했고, 현지 물가는 방콕보다도 저렴했다. 특히 나는 칭다오에서 여행을 하고 임이에서 여행을 할 때 비행기는 애매하고 교통도 애매하기에 픽업을 이용해 1박 여행을 하고 다시 칭다오로 넘기면 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차로 4시간 거리기 때문에 픽업 자체만으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그래서 그 친구에게 “현지 가이드하면 돈 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물어봤다. 친구는 흔쾌히 할 수 있다고 했고, 나는 마이리얼트립에 파트너 등록을 문의했다.
현실의 벽, 그리고 새로운 기회
하지만 마이리얼트립의 답변은 냉정했다.
“한국어 유창자가 아니면 파트너가 될 수 없다.”
생각해보니 이해는 갔다. 마이리얼트립은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에 고객 응대, 취소 및 환불 문제를 모두 한국어로 처리해야 한다.
나는 영어도 잘 못하는데, 현지 친구가 한국어를 할 리가 없으니 파트너십은 물 건너갔다.
하지만 여기서 끝낼 수는 없었다. 새로운 기회를 찾기로 했다.
그 방법은 해외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구상해서 고정비를 해결 할 수 있다면, 중국도 여행 장기 1년 여행 체류를 한다면 몇 명의 한국인 여행객에게 현지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현지 친구랑 나름 윈윈 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 됨.
끝없는 도전, 그리고 나의 호기심은 현재 진행형
마이리얼트립 창업주들의 끈기와 도전 정신, 그리고 꾸준함을 보며 나도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다.
언어 장벽이 있다면 다른 플랫폼을 찾거나, 현지 친구와 힘을 합쳐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면 된다.
어릴 적 HBR을 읽으며 느꼈던 호기심과 도전 정신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는건가? 갑자기 질문이 들었다.
앞으로도 나는 그 호기심을 원동력 삼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해 봐야 겠는데, 아무래도 싱글의 게으름이 있다 보니깐 기대는 하고 있지 않지만, 이런 현지인 연결 기회가 있는 사람이 한국에 극 소수란 걸 알고 있다.
특히나 중국에서 중국인이 같이 하자고 하는건 꽌시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서.
여하튼 Show me the Money 치트키로 글을 마무리 해본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해단 문구를 치면 돈이 충전이 되는 치트키)